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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유예 종료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23일 미국과 협상을 끝냈다.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을 듬뿍 안긴 대신 상호관세에 자동차 품목별 관세까지 끌어내려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이 대미 수출 규모나 구조가 비슷한 만큼 일본의 협상 결과가 우리 협상의 성패를 가를 잣대가 될 것이라며 우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0조 원) 규모를 투자하고 쌀 등 농산최신릴게임
물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와 관련해 두 나라가 조인트벤처를 세울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많은 것을 내어줬지만 얻은 것도 확실하다. 자동차 품목별 관세를 25%에서 12.5%로 절반가량 깎았다. 기존 관세를 포함하면 관세는 총 15%다. 자동차는 2024년 일본의 전체 대미 수출 중 28.3%가량을웨이포트 주식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품목별 관세는 내리지 않겠다고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인하는 뜻밖의 결과다. 대미 무역 적자국인 영국은 자동차 관세를 10%로 낮추는 대신 최대 10만 대라는 물량 제한이 붙었지만 일본은 이런 제약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관세도 25%에서 10%포인트를 깎았고 민감했던 쌀 시장도 관세는 유지하고 수입량을다음주증시전망
늘리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일본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자동차 관세 인하에 집중해 협상을 한 것 같다"며 "민감한 품목을 일부 내어줬지만 완전한 시장 개방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미일 협상이 빠르게 마무리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일본의 참의원 선거 전에 사실상 끝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현금상속세

옆집 성적표 미리 본 한국... "비슷한 수준으로 주고받아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막판 통상 및 관세 협상을 위해 22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워싱턴=연주식투자초보
합뉴스


25일 미국과 '2+2' 협상을 앞둔 한국에는 기준선이 생긴 셈이다. 한일 두 나라가 대미 무역 흑자 규모나 수출 품목 등이 비슷해서다. 지난해 기준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일본 685억 달러, 한국 660억 달러였다. 양국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한국은 27.2%)도 자동차다. 무역협회 에 따르면 미국 수출 시장에서 한국과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나라도 일본, 독일, 멕시코 순서였다. 그래서 미국에 간 협상 관계자들도 일본이 어떤 합의를 맺었는지 발 빠르게 파악 중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율이 상호 0%에 가까운 점, 미국이 바라는 조선업 분야의 협력 가능성, 조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꾸준히 대미 투자를 늘려온 점 등으로 볼 때 한국이 일본보다는 협상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반대로 일본처럼 큰돈을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쌀 시장 개방도 어렵다는 게 불리한 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해마다 미국 쌀 77만 톤을 무관세로 수입 중인 일본은 국가별 쿼터가 없어 미국산 비중을 늘릴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은 2019년 관세율 협상 결과에 따라 나라별로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통해 들여오는 수입쌀 규모를 정해둔 터라 미국산 수입량을 늘리면 다른 나라들과도 또 다른 조율을 거쳐야 한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한국도 일본 수준의 시장 개방은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한국이 지닌 강점을 강조해 일본보다 (관세율을) 더 낮출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했다. 장 원장은 "일본 협상에서 언급되지 않은 디지털 시장 장벽 완화를 (한국 협상 과정 중) 내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측이 앞으로 부과한다고 예고한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일본이 협상을 끝내면서 한국도 8월 1일까지 원칙적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합의 이후에도) 세부 협상이 계속 될 것이라 부과 가능성이 있는 품목별 관세에서도 경쟁국과 비교해 차별적 대우를 받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세종=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