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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때보다 더 싫다." 국민의힘이 점점 외딴섬이 돼가고 있다. 누군가는 '영남 자민련'이라고 지적하고, 누군가는 '갈라파고스'를 떠올린다. 한국갤럽이 9월5일 발표한 정당별 호감도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호감도는 21%(비호감도는 71%)다. 더불어민주당 호감도는 50%(비호감도 40%)다. 약 2.5배 차이다. 더 큰 문제는 추세다. 작년 12월 국민의힘 호감도는 25%(비호감도 68%)였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국민의힘 처신에 실망한 민심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2022년 4월 조사에서 국민의힘 호감도는 41%였는데, 3년 반여 만에 민심의 평가는 반 토막이 났다.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24%KODEX은선물(H) 주식
로 41%의 민주당에 크게 뒤졌다(무당층은 25%). 국민의힘 지지도는 지난 6·3 대선 직전까지는 꾸준히 30%대를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추락을 거듭하며 20%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9월2~4일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미니금선물
흐름은 NBS 조사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월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정부·여당 실책에도 '반사효과' 못 얻는 국힘
국민의힘은황금성 릴게임
반사효과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여당은 대내외적으로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대미 협상은 교착상태, 여당 투톱은 갈등, 삼권분립을 흔든다는 비판이 커지는 여권의 대법원장 사퇴 압박 등 야당에 '호재'가 많은데도 반사효과는 '없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아직도 계엄과 탄핵의 강을 온전히 건너지 못하고 있어 민심과의 괴리가 커진다는 비판이릴게임횡금성
적지 않다. 소수 강성 지지층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장동혁 대표부터 강성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당선됐다. 벌써 장 대표 앞에는 강성 유튜버들이 보낸 '전당대회 청구서'가 쌓여있다. 유튜브 '고성국TV'의 고성국씨는 '영남 30석 공천권'을 요구했고, 전당대회 막판 장 대표 지지 선언을 한 전한길씨는 "(대구시장으로알라딘오락실
공천을 받더라도)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면 무조건 양보하겠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를 두고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고 쓴소리를 했다.
쇄신파 목소리도 실종됐다. 국민의힘의 한 핵심 관계자는 "계엄은 반대, 탄핵엔 찬성했던 양향자 최고위원 목소리는 최고위 때 쉽게 묻히는 수준"이라며 현재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개혁을 이야기하고, 국민 상식에 맞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이를 가로막는 세력들이 있다고 느꼈다"(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 "'언더 73'과 '언더 찐윤' 등 당헌이 금지하는 불법 계파조직"(윤희숙 전 혁신위원장) 등 당 쇄신에 앞장섰던 이들의 입을 통해서도 내부 분위기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내부의 쓴소리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이런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대표 사례가 '패널 인증제'다. 장 대표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방송에서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분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당의 노선과 맞지 않는 패널이 나오면 자막으로 '이 패널의 발언은 국민의힘 입장과 무관합니다'라는 문구를 띄우도록 방송국 등에 요청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강명구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서천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연합뉴스·시사저널 박은숙·사진공동취재단


'쓴소리 안 듣겠다' 장동혁, 패널 인증제 강행
국민의힘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국회의 지역구 의석 분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영남과 강원에서만 65석(부산 17석·대구 12석·울산 4석·강원 6석·경북 13석·경남 13석)을 확보했다. 전체 영남·강원 의석의 89%를 국민의힘이 독식한 셈이다. 반면, 수도권 의석은 19석(서울 11석·인천 2석·경기 6석)에 그쳤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중 영남·강원 의원 비율은 72.2%다. 절대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 입장에서는 영남 민심에 안주하는 것이 재선 가능성을 더 높이는 구조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TK 세력'이 당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하다는 평가다. TK에 지역구를 둔 윤재옥(대구 달서구을·4선), 송언석(경북 김천·3선), 임이자(경북 상주·문경·3선)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TK 기반은 아니지만 오히려 더 'TK답게' 행동하는 권성동(강원 강릉시·5선), 성일종(충남 서산·태안·3선), 윤한홍(경남 창원 마산회원·3선) 의원 역시 그 범주에 포함된다. 국민의힘에 몸담았던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이런 국민의힘 구조를 비판하며,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당을 주무르는 '그림자 권력' 같은 '언더 찐윤'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동훈 대신 김문수, 김문수 대신 한덕수로 대선후보를 교체하려 하고 그 뒤 김문수 대신 장동혁을 당대표로 내세운 배후에도 이런 구조적 배경이 자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장동혁 체제'를 갖춘 뒤에도 이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전언이다. 실제 장 대표가 발탁한 요직의 면면을 보면 영남 의원이 대거 포진해 있다. TK 출신 정희용 사무총장과 강명구 조직부총장, PK 출신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서천호 전략기획부총장이 그 예다.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지지층에 소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9월21일 동대구역에서 정부·여당을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이미 지지층을 끌어모으려는 방안이 공유되고 있다. 9월17일 국회 본회의 도중,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이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됐는데, 메시지에는 '전체 의원 조직화로 민주당 대응 필요' '역사의식 심기 건국전쟁2 챙기기 당원 전파' '우호 조직 재정리 및 확장 청년 조직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다만 당내에서는 장외 투쟁에 대한 신중론과 회의론도 상당하다. 실제 최근 의원총회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진 의원은 "특히 대구에서 장외 투쟁을 한다는 데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이미 발표한 이상 철회하기도 어렵지 않냐"며 "최대한 원내에서 싸워야 한다고 본다. 회의가 열리면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이후 표결 과정에서는 결코 퇴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과거 사례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2019년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도 장외 투쟁에 나섰지만 결과는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사정에 밝은 한 야권 관계자는 "장외 투쟁은 지도부 일부의 결정일 뿐, 의원들까지 적극 동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내년 지방선거와 이후 총선을 고려하면 공천권을 볼모로 끌려가는 셈이다. 그래서 더 최악"이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