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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정글핌피


◆ ‘임시보호’를 아시나요…정글핌피가 전하는 메시지
정글핌피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작은 슬롯추천
서점이다. 세탁소와 식당 등을 지나 2층에 위치한 서점의 문을 열면, 작지만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김유경 운영자가 임시보호 중인 귀여운 ‘빵식이’가 달려 나와 들어서자마자 미소를 유발하는 이 서점은 ‘동물책방’이라는 다소 낯선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동물 관련 도서를 선보이고, 동물과 함께 출입이 가능한 서점으로, 동물 임시보호 플랫폼 ‘핌피 바이러스’바다이야기주소
에서 파생된 공간이다.
핌피 바이러스는 유기동물을 정식으로 입양할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 ‘위탁 양육’하는 것을 말하는데, 핌피 바이러스는 임시보호를 홍보하고, 또 관련 상담을 제공하며 유기동물을 임보자(임시보호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장신재 대표가 약 4년 전, 반려묘를 떠나보낸 뒤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봉사100만원주식투자
를 하고, 임시보호를 시작하면서 떠올린 프로젝트다. 아직 임시보호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 이러한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에겐 제대로 된 역할과 의미를 전달하며 임시보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장 대표는 “임시보호는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과는 다르다. 혼자 사는 사람들도 교육만 거치면 할 수 있는 골드몽게임
일”이라며 “몰라서 못 하시는 분이 훨씬 많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데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임시보호는 일단 오늘 안락사를 당할 수 있는 동물을 살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고 짚었다.
장 대표가 직접 플랫폼을 통해 홍보하고 설명회를 통해 설명하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인식을 확산하기 위화성 주식
한 고민도 이어졌다. 이에 2023년, 서점 정글핌피를 론칭해 동물 관련 책을 선보이며 유기동물과 임시보호, 나아가 동물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글핌피


지난 3월부터는 출판사 편집자 출신의 김 운영자가 정글핌피를 맡아 운영하며 ‘서점’의 역할도 강화 중이다. 임시보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것도 물론 병행하지만, ‘동물’을 주제로 더 다양한 이용객들을 아우르기 위해 책과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김 운영자는 “우리가 비인간 동물이라고 칭하는 포유류와 곤충들까지 다룬다. 혹은 동물권에 대한 메시지를 담거나, 관련된 사회 문제를 포착하는 도서들도 있다. 지금 300여권 정도가 있다면, 앞으로 더 채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반려동물과 함께 즐기는 편안한 공간, 정글핌피가 꿈꾸는 미래
시작은 유기동물 임시보호였지만, 지금은 ‘동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변모 중이다. 장 대표가 이곳에서 임시보호 설명회를 열어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반려견을 잃고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한 펫로스 증후군에 관한 모임을 열어 공감을 나누기도 한다.
동물 또는 동물권 관련 전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러 독자를 아우르고 있다. 앞서는 동물 살처분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토크를 통해 지금, 필요한 고민도 깊이 있게 나누며 정글핌피의 의미를 확장하기도 했다. 김 운영자는 해당 행사에 대해 “관련 토크 간담회를 열었는데, 사실 무거운 주제이지 않나. 그럼에도 20명이 넘는 분들이 오셨다”라고 반응을 설명했다.



ⓒ정글핌피


이러한 과정이 책과 동물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길이라고 믿었다. 반려동물과 동반 입장이 가능한 서점이 드문 현실 속, 정글핌피를 반기는 반려인부터 ‘동물’이라는 키워드에 반색해 서점을 찾는 동네 주민들까지. 정보나 메시지를 얻지 않더라도, ‘동물’이라는 친근한 소재를 함께 즐겨주길 바랐던 것이다.
김 운영자는 반려동물을 산책하다가 서점에 들르는 동네 주민도 있다며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공통점이 있으면 수월하지 않나. 여기는 동물이라는 매개체가 있어 대화가 좀 더 수월하게 풀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는 김 운영자의 최종 목표이기도 했다. 동물권,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책도 있지만, 김 운영자가 즐겨 읽던 다양한 장르의 책을 서점 한쪽에 두고 무료로 읽을 수 있게 공간을 열어둔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저도 심각한 책만 읽는 것도 아니고, 의무감으로 책을 읽지도 않는다. 무언가에 치일 때나 혼자 있고 싶을 때 책을 읽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이곳에서 책에 빠져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이 조금 더 많아져 책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이를 통해 동물과 임시보호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나의 최종 꿈은 정글핌피가 전국 곳곳에 있는 서점이 되는 것이다. 강아지와 함께 가서 편안하게 책도 읽고, 임시보호에 대한 상담도 진행할 수 있는 이러한 공간이 동네 곳곳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