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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 미군 사령관은 15일(현지 시각) “한국은 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국의 동맹이자,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 또는 ‘고정된 항공모함(fixed aircraft carrier)’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한 미군은 북한 격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더 큰 인도·태평양 전략의 작은 부분으로서 역내 작전, 활동과 투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도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 태평양지상군 심포지엄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한국의 입지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황금성포커성
럼프 행정부는 최근 ‘임시 국가 방위 전략 지침’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를 최우선 사안으로 지정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 정책 브레인으로 평가받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차관은 “한국이 자국 방어를 스스로 책임지고 주한 미군의 역할을 중국 억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런 가운데 현직 주한 미군 사령관이 직접 주한 미군의 기능·역할이 대주식분석프로그램
북 억제뿐 아니라 중국 견제, 대만해협 문제 등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공개 표명한 것이다. 주한 미군 임무의 일대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사이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달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주한 미군 역할 조정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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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철원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참석한 전현직 미 고위급 장교, 한국·일본·필리핀 안보 전문가들에게 “휴대전화로 위성 지도를 보라”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인도·태평양은 무역 루트, 지역 안보, 항행의 자유 등 많은 점에서 핵심적인데, 여러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동성제약주식
“그런데 한국은 이런 인태 지역 지도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태 지역에서 군사 작전을 어렵게 하는 ‘거리의 횡포(tyranny of distance)’를 극복하는 데 주한 미군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본·대만·필리핀 등 미국의 우방국에 가까이 있는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을 ‘횡스핀모바게임랜드
포’로 규정하면서, 이 지역 군사작전에 주한 미군이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군 소식통은 “한국이 미국 우방 간의 중요한 연결 고리 또는 허브 역할을 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DL 15일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AUSA)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KGKraetzer Media 유튜브


◇“양안 유사시 주한미군 움직이려는 트럼프… 한국 고민 깊어져"
‘한국은 중국 앞 항공모함’이라는 비유는 미군이 양안(兩岸) 문제 등에 개입하게 될 경우 주한 미군이 가장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전력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 미군은 북한, 러시아, 중국 지도부의 셈법을 바꾸고, 비용을 쓰게 만든다”면서 “유사시 미 지도부에 여러 옵션을 제공해준다”고도 했다.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한국이 중국 앞 항모라면 군산 기지 등 주한 미군에서 출격하는 전투기는 항모의 함재기”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생각하는 주한 미군의 역할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북한, 그리고 중국을 향해서도 명확하게 밝힌 것”이라고 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이 억제 전략을 펼 때 북한 따로, 중국 따로 떼어놓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면서 “당장 우리도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짤 때 중국 개입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느냐”고 했다. 김 전 실장은 “미국은 북·중, 북·러, 북·중·러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계속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갈수록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해 나가는 가운데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로 미국과 협력하면서 한미 동맹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면서 “차기 정부는 미국과의 동맹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 안보 관점에서 미국에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순간을 맞았다”고 했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주한 미군이 북한뿐 아니라 대만해협 유사시에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역할 조정 문제는 아직 한국 정부와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면서 “내달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주한 미군 문제가 주요 논의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차기 한국 정부에 이를 직시하라는 확실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북·러 군사 동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 파병 대가로 기술 지원을 받는 게 우려된다”면서 “북한이 자기들이 가진 핵무기를 항공 수단에 탑재하는 방법을 배울지에 우려된다”고 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이 없었다면 수년이 걸렸을 도약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미·일 군사훈련 등 3자 협력은 관행적으로 해야 하고 그것을 막는 장애물을 치워야 한다”면서 “데려올 수 있는 파트너는 다 한반도로 데려와 같이 훈련하길 원한다”고 했다.
군 안팎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 미군 역할을 중국 견제 등으로 확장하면서 대북 억제 등 한반도 방위 태세의 부담을 한국군에 더 지도록 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올 초 세미나에서 ‘주한 미군 역할을 중국 견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콜비의 차관 발탁을 언급하며 “그들은 한국에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미국의 중국 대립 전선에 한국이 휘말릴 우려가 있다. 미국을 설득해 막아야 한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주요 파트너를 일본으로만 제한할 수 있다”면서 “콜비의 저서에도 한국은 미·중 사이 담벼락을 오가는 것처럼 묘사해놨다. 이번 주한 미군 사령관의 메시지는 한국 새 정부를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