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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직진, 진로 변경은 없었다.’
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문수 대통령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일(11일) 전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요구를 “불법”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당 지도부가 꽃다발과 박수로 김 후보를 극진히 마중하며 시작했지만, 서로에게 듣고 싶은 ‘정답’이 달랐던 이날 의총은 결국 파국이었다.
김 후보의 후진 없는 ‘단호박’ 발언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김 후보도핫이슈종목
추가 설명 없이 자리를 떠났다. 15분 만에 의총이 끝난 뒤, 의원들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꽃다발 주고받고 “사랑합니다” 했지만…
“오늘 우리 당 대통령 후보이신 김문수 후보께서 의원총회에 참석하신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오전 9시, 권성동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런 소식을 전하자 일전기차주식
부 의원들은 ‘허심탄회한 토론을 통해 김 후보를 설득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보였다. 김 후보가 지난 3일 이후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총에 나와달라’는 거듭된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처음으로 직접 등판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오전 11시30분, 의총 장에 모인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희토류관련주식
에서 국회로 향하는 김 후보의 이동 상황을 공유하며 김 후보를 기다렸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그리고 신동욱 수석대변인 등 당 지도부는 아예 국회 본청 입구로 김 후보를 마중까지 나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유망주식종목
원총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오전 11시55분, 국회 본청에 도착한 김 후보는 권 위원장 등에게 “고생이 많다”고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며 지난 7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권 원내대표를 향해선 “단식하면 몸에 안 좋다”며 걱정의신천지릴게임
말을 건네기도 했다.
5분 뒤, 김 후보가 의총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기립해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이들 가운데 홀로 자리에 앉아있는 박수영 의원의 모습이 도드라졌다. 김 후보 캠프에서 전략본부장을 맡았던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캠프 내 엄태영·김미애·김선교·김대식·서천호·조승환 등 7명의 다른 본부장들과 함께 ‘단일화를 간곡히 요청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던 터. 그는 옆자리에 있던 윤상현 의원이 툭툭치며 일어나라고 해도,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의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이재명 같은 구설수가 단 한 번도 없었던 청렴결백의 아이콘”이라며 김 후보를 한껏 추어올렸다. 단상에 오른 김 후보도 두 팔을 크게 들어올려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우리 자랑스러운 국민의힘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정말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강제 단일화 응할 수 없어…제가 이기겠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마이크를 잡은 김 후보는 곧장 ‘강제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당 지도부를 저격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연휴 중(3일)에 저를 (대선 후보로) 뽑고, 연휴가 끝나자마 ‘그 다음날 12시까지 단일화를 하라’고 책임 있는 당직자께서 이런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의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발언을 하고서 퇴장하자 바로 이어 의총장에서 나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의 단일화는 저를 끌어내리고 선거에서 한번도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작업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며 “이런 단일화에 제가 응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후보 등록 마감일에 자신이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승리하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한 후보는 이재명을 이겨본 적 있냐”며 “경쟁력 조사에서도 저와 한 후보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단일화 목적이 뭐냐”고 말했다.
“저 김문수를 믿어달라. 김문수가 나서서 이기겠다. 제가 승리하겠다. 함께 가자”는 김 후보의 마지막 말이 끝났을 때, 의원들의 표정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문수, 인사는 하고 가라 해도 ‘마이 웨이’
김 후보의 발언이 끝난 뒤 권영세 위원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다. 권 위원장은 “매우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의 발언은) 의원들이 기대한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며 “긴 말씀 안 드리겠다. 지도자라면,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긴 말씀 안 드리겠다”는 말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11일까진 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의원들 사이에선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권 위원장은 이 발언을 끝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의총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후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으나, 곧이어 김 후보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보님, 얘기 듣고 나가세요. 일방적으로 얘기하지 말고.” “혼자 떠들려면 뭐하러 온 겁니까.”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김 후보는 만류하는 의원들을 뿌리치고 의총장을 빠져나갔다. 의총 시작 15분 만이었다. 뒤따라 나온 권 원내대표가 “인사는 하고 가야지 않냐”며 애타게 불렀지만, 김 후보는 듣지 않았다. 그를 태운 차는 곧장 국회를 떠났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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