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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빅2 경쟁 속 또 다른 관심사는 ‘젊은 리더십’ 대결이다. 2024년 GS리테일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선 허서홍 대표(48), 그리고 마찬가지로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홍정국 BGF리테일 부회장(43)이다. 둘은 오너 집안 출신으로 실무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을 듣는다. 둘은 ‘매형’과 ‘주식시황
처남’ 사이로, 편의점 왕좌를 놓고 치열한 집안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왼쪽)와 홍정국 BGF리테일 부회장(오른쪽)은 국내 편의점 빅2를 이끄는 젊은 리더십 경쟁으로 주목받는다.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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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오너 경영인…매형 vs 처남

GS25 허서홍, CU 창업주 조카사위
GS25를 이끄는 허서홍 대표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 5촌 조카다. GS그룹 오너가 4세 중에서는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허윤홍 GS건설 대표에 이어 세 번째로 최고아시아3호 주식
경영자(CEO)를 역임하게 된 인물이다.
허 대표는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 MBA 석사 과정을 거쳤고 이후 삼정KPMG 기업금융부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GS그룹에 합류한 건 2005년부터다. GS홈쇼핑 신사업팀 입사에 이어 GS에너지에서 LNG사업팀 부장과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 상무, 경영지원본부장 전무소자본주식투자
등을 역임했다.
2020년 ㈜GS 미래사업팀장 전무로 내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그룹 내 신사업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다. 세계적인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휴젤’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며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했다. GS에너지와 지주사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그는 2024년 1월 GS리테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말 대표이사각국주가지수
에 선임됐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리테일 사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신사업을 주도하던 허 대표를 불러들인 모양새다.
CU를 이끄는 홍정국 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서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했다. BGF리테일 사업에 관여한 지는 벌써 12년이 넘었다. 2013년 BGF리테일 경영혁신실 실장으로 들어와 2016년 전략혁신부문장과 2017년 경영전략부문장, 2019년에는 BGF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정기 인사에서 BGF와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해 회장단에 포함됐다. 홍 부회장은 그룹 전반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고 특히 편의점 CU 해외 진출을 진두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편의점 업계를 대표하는 젊은 리더라는 점 외에도, 두 사람에게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홍정국 부회장 부친인 홍석조 BGF리테일 창업주(회장)는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남동생이다. 남매 중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장남, 홍석조 회장이 차남인데 허서홍 대표는 홍석현 회장 사위다. 즉, 허서홍 대표는 홍석조 회장 조카사위이고, 홍 회장의 아들인 홍정국 부회장에게는 사촌지간 매형이 된다. 국내 편의점 1위를 놓고 매형과 처남이 경쟁하는 구도다.




허 vs 홍…편의점 위기 속 승부수

GS25 ‘점포 수익 강화’…CU ‘美 진출’
두 회사는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전체 업황은 썩 안 좋다. 올해 1분기 국내 편의점 매출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점포 수 역시 사상 첫 감소를 보였다. 2010년 1만7000여개였던 국내 편의점은 2023년 5만4880개까지 매년 늘어난 이후 지난해 5만4852개로 줄어들었다.
업계 1·2위인 CU와 GS25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나란히 역성장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역시 양 사 모두 30%대에 달하는 영업이익 감소를 면치 못했다. 점포 수 역성장과 적자를 기록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보다 상황이 낫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GS25와 CU 모두 누구 하나 명확히 업계 1위라고 말하기 어렵다. 매출 면에서는 GS25가 1위를 유지했지만 점포 수와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CU가 앞섰다. 하지만 양 사 모두 “지금 중요한 건 순위 싸움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간 과도한 출점 경쟁 여파와 신도시 등 개발 부재로 점포 수 순감이 눈앞으로 다가온 탓이다.
양 사 모두 젊은 리더십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GS리테일을 이끄는 허서홍 대표는 2025년 한 해 핵심 키워드로 ‘이익 중심 내실 성장’을 내세웠다. 무리한 점포 수 경쟁이나 매출 싸움보다는 개별점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무작위 신규 출점보다는 매출이 검증된 기존 소매점을 GS25로 전환에 중점을 두는 한편, 기존점을 더 좋은 입지로 옮기는 ‘스크랩앤빌드’를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스크랩앤빌드’ 전략은 기존 매장 옆 상가를 추가 임차해 편의점 공간을 확대하거나 더 좋은 입지 인기 대형 상가로 이동·출점하는 활동이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에도 집중한다. 핵심은 편의점을 비롯해 마트와 홈쇼핑 사업까지 아우르는 통합 앱 ‘우리동네GS’다. 우리동네GS는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서 가장 많은 월간 순사용자 수를 기록 중인 앱이다. 이마트·롯데마트 이용자 수도 우리동네GS에 못 미친다. 허서홍 대표는 올해 GS리테일 O4O 부문을 특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 퀵커머스실을 우리동네GS앱 운영팀과 통합해 O4O 부문으로 승격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허서홍 대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판단 아래 지방 영업 담당자들과 일일이 만나며 현장 소통을 강화 중”이라며 “GS25 상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최우선 선택되려면 현장과 접점 강화가 중요하다는 것이 CEO 경영 철학”이라고 말했다.
홍정국 부회장이 이끄는 CU 역시 한계에 부딪힌 편의점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먼저, 개별 점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점포 개선 프로젝트 ‘점프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점프업은 CU가 지난 2016년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로 시설 노후·운영 미숙 등으로 집중 관리가 필요한 가맹점에 제공하는 맞춤형 솔루션이다. 올해는 지원 예산을 50% 늘리고 프로젝트 참여 점포도 기존보다 50% 확대하기로 했다.
내수 한계 극복을 위한 해외 진출도 돋보인다. BGF리테일은 최근 미국 하와이 법인을 설립, 편의점 발상지인 미국까지 영토를 넓히는 데 성공했다. 국내 편의점 중 미국 진출은 CU가 최초다. CU는 최근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K먹거리는 물론 하와이 대표 메뉴인 포케·로코모코 등을 현지 유명 셰프와 협업한 제품으로 현지를 공략한다. CU는 지난 2018년 해외 진출을 시작해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총 680여개 글로벌 점포를 운영 중이다.
CU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전국 최대 편의점 점포 네트워크라는 강점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려 한다”며 “최근에는 스무디 머신, 캡슐 토이 머신, 타투 키오스크 등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기 도입으로 편의점 역할 다양화를 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편의점 덩치 싸움은 끝났다. 이제는 점포별 수익성과 해외 시장 확대 여부로 순위 싸움이 판가름 나는 상황”이라며 “업황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 각 사 젊은 리더십이 어떻게 기업 내부를 혁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5 (2025.06.25~07.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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