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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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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역설적인 존재다. ‘가격이 안정된 암호화폐’ 개념으로 시작했지만 신뢰의 기반은 법정화폐, 즉 전통 금융 시스템이다. 이 모순은 지난 수년간 스테이블코인을 규제의 사각지대에 머물게 했고 동시에 금융당국의 주요 감시 대상이 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미국 상원이 사상 최초로 한라건설 주식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포괄적 법안에 대한 절차적 표결을 통과시키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결제수단’으로 정의하고, 발행자에게 연방 또는 주 단위 금융당국의 인가와 준비금 보유·공시 의무를 부과한다.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화폐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결정이며, 글로벌 가상자산 산업에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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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원래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거래의 중개 수단으로 등장했다. 1달러에 고정된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블록체인 위에서 빠르고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특성은 탈중앙 금융(DeFi)과 거래소 인프라의 핵심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2022년 테라USD의 붕괴는 스테이블코인이 항상 안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시장에 뼈아프게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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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 구조와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테더(USDT), USDC, BUSD 등 주요 발행자들은 규제 대응에 직면했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와 증권거래위원회(SEC), 통화감독청(OCC) 간의 협의를 거쳐 이번 상원 통과 법안을 마련했고,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암호자산이 아닌 결제 인프라 자산으로 공식 인식한 첫 펀드란
사례로 기록된다.
이번 미국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자 자격, 준비금 요건, 공시 및 회계감사 의무, 사용자 보호 장치 등을 종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발행자는 반드시 미국 내 인가된 금융기관이거나 지정된 라이선스를 보유한 회사여야 하며, 준비금은 미 재무부 채권, 은행 예치금 등 안전자산으로 일대일 매칭돼야 한다.
이는 곧 무분별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이나 담보 불투명 프로젝트의 진입 장벽을 높이겠다는 선언이자, 장기적으로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의 정책 조율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입법은 글로벌 표준을 만들 가능성이 높으며 EU의 MiCA, 일본의 전자결제법 등과 함께 글로벌 공통 규제 틀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DAI 같은 탈중앙형 스테이블코인이다. 이들은 특정 발행 주체 없이 스마트계약 기반으로 담보를 유지하며 운영되지만, 이번 미국 법안과 같이 ‘발행자 실명제’와 자금세탁방지 요건이 강화되면 규제 우회 구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질 수 있다.
반면, USDC·PYUSD와 같이 금융기관 또는 상장사가 발행하는 중앙형 스테이블코인은 규제 수용성이 높고 제도권 채택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법안은 연방정부가 지정한 ‘공공 인프라형 디지털 머니’라는 성격을 부여함으로써 향후 국경 간 결제, 국채 결제, 토큰증권 정산 등 금융시장 전반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적용 가능성을 넓히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한국은 올해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이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별도의 감독규정을 검토 중이며, 한국은행은 CBDC 실험과 함께 민간 스테이블코인 연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법적 지위는 불분명하고 준비금 요건, 지급보증, 환매책임 등 세부 내용은 공백 상태다. 미국 상원의 이번 조치는 한국 금융당국에도 스테이블코인 감독체계의 정비 시급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암호화폐 중 하나’로 남지 않는다. 미국이 이를 공식적으로 제도화했다는 것은 디지털 머니의 시대가 현실로 이행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 이행의 조건은 투명성, 책임성, 법적 정당성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앞으로 민간 금융과 공공 통화정책 사이의 새로운 중간지대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 역할이 위협이 될지, 기회가 될지는 각국의 제도 설계와 시장의 성숙도에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분야의 ‘게임의 룰’은 이제 막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법무법인 세종 황현일 변호사 hihwang@shinkim.com
법무법인 세종 이재훈 회계사 jhoonlee@shink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