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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면 간호사 선생님들을 유심히 본다. 밀려드는 환자와 교대근무에 지친 모습, 너무 바빠보여 조심스럽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나온다.

이런 습관이 생긴 건 7년 전 어느 간호사를 인터뷰한 후부터다. 통화를 하기로 했는데, 밤 11시가 넘어서야 전화가 걸려왔다. 자취방으로 오자마자 불도 못켜고 웅크리고 앉아 있다고 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갈라지던 목소리, 그는 자분자분 이야기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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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둘 다 울고 나서야 끝났다. 그는 “정말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었는데, 불법과 탈법 사이에서 매일 외줄타기하는 느낌”이라며 “매일 내가 잘못 오더해서 환자가 죽는 악몽을 꾼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했다.
당시 3년차였던 그에게 PA간호사 업무는 너무 무겁고 두려웠다. 매일 새로운 사고가 터지는매장판
데, 아무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젊은 남자가 하얀 가운을 입고 있으니, 보호자들은 의사라고 확신하며 이것저것 물었다. 의사가 아니라고 고백도 해보았지만, 그럼 왜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느냐고 욕을 먹었다. 원해서 입은 것도 아니고, 그 옷을 제일 벗고 싶은 사람은 자신이었는데.
그의 보직은 ‘진료지원(PA) 간호사’였다. PA 간호사GS건설 주식
들은 신체검진, 질병 진단과 처치, 검사처방과 해석, 간단한 시술, 수술 보조 등을 수행한다. 전공의들이 하던 업무 일부를 넘겨 받은 것으로, 의정갈등 국면에서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채운 것도 이들이었다.
작년 8월 간호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불법’이었지만, 전국 병원들은 30년 가까이 PA 간호사를 두고 있었다. 돈을 더 주는 것도 아PC 릴게임
니고 법적으로 보호해주지도 않으면서, 전문 분야가 아닌 업무를 하라고 시켰다. 일은 고됐지만 유령 인력이었고, 보상도 없는 그림자 노동이었다. 비인기과에 전공의들이 지원하지 않으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병원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있기는 했다.
지난해 2월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에 참여한 170여 주식시장마감
개 의료기관의 PA간호사는 1만7800명이지만, 대한간호협회는 4만명 이상이 PA로 근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행히 19년만에 간호법이 통과되면서 PA간호사는 합법이 됐다. 미국 제도에서 따온 PA간호사 대신 ‘전담 간호사’라는 법적 직군명도 생겼다.
잘 나가던 간호법의 스탭이 엉킨 것은 지난 21일 보건복지부가 PA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특정하면서다. 대한간호협회는 하위법령으로 마련한 ‘진료지원간호사 제도 시행규칙’안이 간호법을 ‘빈 껍데기’로 만들고 있다며 반발했다. 일부 시민단체들도 환자들의 건강권을 위협한다며 동참했다. 이와 별개로 다른 보건의료직군들은 업무 범위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의료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간호협회가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다. 전공의 업무 일부를 대체하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 충분한 이론 교육과 임상 실습을 관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과 병원장이 발급하는 ‘이수증’ 대신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격증’을 발급하게 해달라는 것. 지금 복지부 안대로라면, 불법일 때와 다를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어렵게 제도화 기틀을 마련했는데 시작도 전에 좌초되어선 안된다. 시행을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임상 현장 목소리를 두루 듣고 보완해야 한다.
힘들게 딴 간호사 자격을 ‘장롱면허’로 방치한 이들은 여전히 많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장롱면허는 18만6000여 명, 전체 면허 간호사의 37%에 달한다.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난다면, 그 자리는 누가 대신할 것인가. ‘대학 정원 늘리기’가 답이 아니라는 것은, 전국민이 볼 만큼 봤다. [과학기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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