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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데. 진정할 같이 뭐라고 잊고 주 그럴16일 대구 중구 동성로 스파크랜드 대관람차에서 바라본 대구 시내 전경. 최근 들어선 초고층 아파트로 인해 경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동성로 랜드마크라고 해서 타 봤더니 아파트밖에 안 보이던데요.”
1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스파크랜드. 대관람차에서 내린 김호진 씨(26·대전시)가 헛웃음을 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 씨는 “‘대구 하면 동성로’라 해서 와 봤는데 온통 셀프사진관과 인형뽑기방뿐이고 공실인 점포도 수두룩했다. 기대했던 대관람차에서는 아파트에 가려 경치도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2020년 가동을 시작한 고용주가 직원에게 보내는 해고통보 메일을 의미하는 용어 동성로 대관람차는 아파트 25층 높이(73m)로 대구 도심을 시원하게 전망할 수 있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하지만 건물 바로 뒤편에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며 조망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
북성로 공구 골목에서 만난 홍순영 씨(57)의 얼굴에도 실망감이 가득했다. 그는 “10년 만에 왔는데 이곳에 있던 근대 건축물들이 싹 밀리고 무직자소액대출 아파트로 변해 있어 깜짝 놀랐다”며 “일제강점기를 거쳐 6·25전쟁 때도 부서지지 않아 역사적 가치가 컸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구 골목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대구의 주요 상권이었다. 원래 일본 목조 건축 양식의 근대 건축물이 다수 남아 있었는데 재개발 공사가 이뤄지며 현재는 49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주식담보대출동성로와 북성로를 담당하는 중구는 7월 인구 10만 명 돌파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구청 1층 로비에 대형 축하 현수막을 걸었고, 10만 번째 구민을 위한 환영 행사도 열었다.
중구가 이처럼 인구 10만 명 돌파에 한껏 도취해 있으나 정작 도시 정체성은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 등 무분별한 아파트 새마을금고자영업자 개발을 통한 인구 유입을 도모해 문화·역사 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았던 근대 건축물이 사라졌고 중심 상권으로서의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옛 모습을 잃고 있는 동성로는 침체 현상이 더욱 가속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동성로의 공실률은 21.8%로 직전 분기(20 차대출 .8%)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상가 5곳 가운데 1곳이 비어 있다는 얘기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방 소멸시대 인구 증가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계획 없는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보전 가치가 높았던 무수한 역사 문화유산들도, 동성로만의 매력도 사라졌다. 내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대구가 볼거리 없는 ‘노잼도시’로 불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인구 유입이 이뤄졌으나 정주 여건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고 있다. 중구에 따르면 전입인구 가운데 청년층 유입이 두드러졌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인구 가운데 청년층(19∼39세) 비율은 32%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청년층의 완전한 정착을 이끄는 교육 인프라 등은 태부족한 상황이다. 대구시교육청의 행정구역별 각급 학교 현황에 따르면 중구에는 유치원생 포함 초중고생 등 학생 1만879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교육기관은 31곳뿐이다. 교육기관당 학생 수는 350명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밀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김효린 중구의원도 구의회 임시회에서 “교육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대구처럼 학교와 학원이 인접한 ‘학세권’을 중요시하는 지역이 없다. 중구가 교육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몇 해 지나지 않아 다시 인구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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