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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주앉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당초 예고됐던 25% 상호관세를 15%까지 낮추는 데 성공한 이 대통령이지만, 본게임은 8월 중 처음으로 열릴 정상회담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미국 측은 대북 확장 억제에 초점을 맞춰온 주한미군 역할을 중국 견제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 측이 요구하는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라는 문제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과 연계해 국익 우선으로 풀어내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마주한 셈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기존의 외교 문법이 통하지 않는 '불확실성의 상징' 트럼프다.
외교·안보 원로 전문가 라종일 전 주일대사는 한미 정상야마토2 pc버전
회담을 앞두고 이재명 정부에 각별히 유의할 점을 전했다. 그는 8월5일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트럼프라는 사람과 대화하는 방식부터 연구하라. 이는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릴 의제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나르시시즘'(자기애)이 매우 강하다는 평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를 분석해 전략적인 화법을 구사하라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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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전 대사는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전략도 강조했다. 미국 측이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의 안보에 실질적·전략적·역사적으로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강하게 어필해 양보의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반도의 주한미군은 미국 입장에서도 미국의 안보에도 기여하는 '최전선 전진기지'와도 같기 때문에 확실구영테크 주식
한 상호 책임이 있다는 논리다. 반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전에서 '감시·정찰 자산'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는데, 아직 한국은 이를 미국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충분한 대비 없는 섣부른 전작권 전환은 우리 군을 눈과 귀 없이 손발로만 전장에 나가게 하는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온라인야마토
짚었다. 



ⓒ시사저널 최준필


지난 7월31일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아직 구체적인 평가를 하는 자체가 조심스럽다. 이번 합의에는 통상 양국이 서명한 합의문서가 없다. 미국과vip클럽
합의를 통해 당초 예고된 25%의 상호관세를 피한 것은 분명한 성과지만,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나 농산물 수입 등에 대해 양국의 해석 차이가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추가 협상이 남아있는 만큼 무역 충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도 없다. 자축하기보다는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종종 '무례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함부로 대한 모습이 대표적이다. 외교적 문법을 우선하기보다는 자신의 SNS에서의 자랑이 우선인 모습도 그만의 독특함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 합의를 했어도, 그 합의가 언제까지 유효할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준비할 때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를 각별히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 디테일에 신경을 써서 협상력을 발휘하는 것 또한 정치 지도자의 덕목이자 능력이어야 한다."
미국 측이 주한미군의 역할 재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는 철수나 재배치 등이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주한미군을 대중 견제라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고 본다. 이런 기조를 숙지하면서, 우리는 주한미군이 양국의 '상호 국익'에 기여하고 있음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주한미군은 한국이 원하는 대북 견제뿐만 아니라 미국의 폭넓은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동아시아에서의 국방력'을 유지해 주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다. 이렇듯 주한미군이 상호에게 이익이 되고 있고, 그 책임 역시 상호가 균등하게 져야 한다는 점을 미국에 각인시켜야 한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대만 사태라는 유사시에 주한미군을 활용하고 싶어 한다.
"미국이 추진 중인 미군의 전략적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국방예산 축소에 따른 미군 변화의 특징은 경량화·첨단화·유연성 및 기동성 강화 등이다. 현지에 대규모로 주둔하면서 전면전을 하는 대신 유사시 신속히 병력을 투입하는 소규모 특수전 비중을 높이는 새로운 작전 개념을 중시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대만 사태 등 한반도 외의 지역에서 분쟁이 벌어지면, 주한미군을 활용해 대응하려 한다. 큰 틀에서는 한국이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 맞다. 그럼에도 한국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예방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일본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라는 말이 나오는 일본과는 다르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환기시켜야 한다. 우리는 이미 엄청난 방위비를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50만 명에 달하는 상비군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자위대와는 비교할 수 없다. 한반도의 안보는 일본을 포함해 이 지역의 안정에 지대한 중요성이 있으며 그 책임을 한국이 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주한미군이 사용했거나 사용 중인 평택, 오산 기지 등을 만들 때도 한국이 전적으로 비용을 부담했다. 그간 한국이 안보적으로 미국의 도움을 크게 받은 점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세계적인 안보 전략에 한국이 기여하는 부분도 크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전작권 전환 이슈도 화두에 올랐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가 있고, 한국은 없다. 비대칭적 안보 구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보'다. 안보에는 만에 하나도 있어선 안 된다. 언제, 어디서 미사일 공격이 발생할지 조기에 파악하고 예방할 '감시·정찰 자산'이 있어야 전쟁에 대비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현재로서는 미국의 감시·정찰 자산의 도움이 없으면 북한의 공격과 도발 등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이런 준비 없이 섣부르게 전작권을 전환한 상태에서 전시 상태를 맞으면 어떻게 되겠나. 눈과 귀를 막고 손발만 갖고 전쟁에 나가게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봐라. 미국의 정보자산 지원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을 할 수 없었다. 드론 하나 제대로 띄울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도 비슷한 처지다."
정부가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는 옳지 않다. 이재명 정부 초기부터 이런 기류가 형성되는 미군 측이 '시니컬하게(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군의 사기에도 영향이 있다. 훈련을 축소한다고 해서 남북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무엇보다 군사적 대비는 늘 하고 있어야 한다. 군대가 훈련을 안 한다는 것은 군인 본령에 위반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AFP 연합·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이뤄질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어렵다고 본다. 하노이 때보다 상황이 악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 아마 본인도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김정은이 겪은 수모도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비핵화를 요구하며 대화를 하자고 제안해도 김정은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다. 무엇보다 2019년과 지금의 북한 상황이 많이 다르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면서, 북한 입장에서는 대북 제재를 풀어주든 강화하든 별다른 문제가 없는 실정이 돼버렸다."
곧 8·15다. 한일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대일 정책에서는 '감정' 대신 '이성'을 따라야 한다고 본다. 과거사를 두고 일본에 책임을 묻는 것은 필요하지만, 과거사 때문에 한일 간 모든 문을 닫아버리는 것은 감정적인 접근이다. 무엇보다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구분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과거사 문제는 한일 두 국가 간 문제가 아니라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의 문제다. 일본 내에도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가 많다. 감정적 대응을 최소화하고, 협력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국익 외교를 위한 길이라고 본다."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강대국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부터 패권국들이 추구해온 '부국강병'이라는 강대국 모델은 폐기되어야 한다. 21세기 인류의 모델은 국가가 아닌 백성이 부자인 '부민'과 이웃과의 '선린'으로 가야 한다. 유럽연합이 걷는 길처럼 기능주의적 협력 관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지난 세기 초엽 안중근 의사가 주창했던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어떤 외교·안보 좌표를 선택해야 할까.
"정부가 밝힌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소홀히 대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지리적·경제적으로 크게 맞닿아 있는 중국, 러시아와도 친하게 지내면서 다각적인 외교관계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렵지만 우선 북한과의 평화 공존 레짐도 추구해야 한다. 한·미·일 동맹 관계에만 의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자국 중심의 외교를 펼치는 상황에서 우리도 더 다층적인 외교를 실현해야 한다." 
■라종일은 누구?
라종일 전 대사는 국가정보원·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고위직과 주일본·주영국 대사 등을 두루 역임한 원로 외교·안보 베테랑으로 꼽힌다. 그는 도쿄 외교가에서 일본 정권 핵심 관계자들과 두터운 인맥을 가진 손에 꼽히는 외교관으로 불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는 관방장관 시절부터 함께 테니스를 칠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지기도 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경희대 교수, 대학원장을 지내다 1998년 현실 정치에 발을 들였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국정원 해외·북한 담당 1차장과 국정원장의 외교 담당 특보를,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과 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했다. 냉정한 판단력을 가진 라 전 대사는 이념과 진영에 휘둘리지 않고 전략적·균형적 외교를 펼쳤다는 평을 받는다.